매우 불행하게도, 아직도 우리는 주류니 비주류니 하는 단어들이 거리낌없이 사용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 그 결과, 타인의 고통에는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우리 것만 지키려는 태도가 일반화 되었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미혼모·성매매 종사자·탈북자·병역 거부자·외국인 노동자 등은 아웃사이더로 분류되는 대표적인 이들이다. 체제에 속해 있으나, 그 이유로 인해 배척당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무관심이다. 그로 인해 성매매를 피해 도망쳐 온 여인들은 차용증을 흔드는 포주로부터 어처구니 없는 소송을 당하기 일쑤고, 살인하지 않겠다는 신념에 의한 병역 거부를 선택한 이는 애국심을 의심받으며 징역을 살아야 한다. 모두 패거리주의의 부산물들로 나와 내 이웃의 추악한 모습들이다.

선택받은 소수는 말그대로 극소수일 뿐이다. 우리는 언제라도 선택받지 못한 소수자로 전락할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음을 이 책은 웅변한다.

* 이 책은 계간지 <아웃사이더>에 실렸던 글들 중 각 주제에 맞는 것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목차

책을 펴내며

1부 한 여자, 어떤 여자 혹은 다른 여자의 말
미혼 엄마의 초상_홍현진
성폭력의 기억, 자책과 분노 사이에서_정문순
그들의 혀에서 여성주의가 흘러나올 때_진화
나는 장애를 가진 여성이다_박영희
성매매, 내 몸과 마음에 새겨진 아픔_라기

2부 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의 말
죽이는 연습은 하되 죽이지는 않아야 민간인이 되는 사회_김재현
인간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는 길_나동혁
내가 선택한 병역거부_김도형
하하~ 이런_임성환

3부 外奴? 아니 外勞의 말
나를 힘들게 하는 한국인, 그들을 위해 기도한다_마리오 파구이칸
인간사냥, 더 이상 당하고 싶지 않다_꼬빌
인간인데 인권 없고, 노동자인데 노동권 없다_비두
시간 속의 투쟁_제나단

4부 말하게 해줄 의무에 관한 보고서
범죄의 재생산_김○○
탈북자 김성민과의 만남_김성민
타투, 혹은 자유의 무늬를 새겨라_김건원
인제는 아프지만 않으면 살겄어요_김형순
그러니까 먹는 데 쓰는 데 입는 데 너무너무 힘이 들었죠_정○○

5부 아주 홀로/아주 함께 걷는 길
탈학교 논쟁을 꿈꾸며_김경묵
재일 조선인 문제, 다시 생각해야 할 때다_서승
이동하지 못하는 것은 장애인의 업이 아니다_박현
아내는 이주 노동자_홍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