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 전남 함평
김형수 시인은 1959년 전남 함평에서 태어나, 광주고를 거쳐 서강전문대를 졸업했다. 1985년『민중시 2』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 그는 힘겹게 살아가는 민중들의 고통을 따뜻한 시선으로 꾸준하게 그리고 있는 시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90년대로 넘어오면서 시인은 지난 시대의 민중시인들이 메시지에 집착한 나머지 시가 가져야 할 미학에 대해서는 소홀했다는 점을 반성하는 한편, 그러나 오늘의 시들이 아름다움만을 추구함으로써 모순에 가득 찬 현실로부터 비켜서거나 개인적인 일상성에만 매몰되는 경향에 대해서도 가차없이 비판하고 있다.

그의 시들은 여전히 민중들의 슬픔 속에 깃든 따뜻한 인간애의 아름다움을 구현해내고 있다. 그런 한편으로는 세상의 잘못된 인식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동시에 해내고 있다. 그 아름다움과 풍자는 시인의 몸과 마음에 배인 남도 가락이 시 속에서 효과적으로 발휘되면서 더욱 큰 감동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와 함께 그는 한때 역사의 부름 앞에 당당히 나섰으나, 그들이 원했던 역사의 실현을 보지 못하게 되자 그 후유증을 앓고 있는 이들의 쓸쓸함을 형상화하고 있다. 시인？삶 속에 여전히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역사의 후유증은 그를 순순히 세상 속에 섞여들지 못하게 한다. 다만 자신을 '서둘러 냉전기를 산 지상의 실패한 혁명가'(남한강 기행-산촌 순례)라고 부르며 쓸쓸히 시간을 통과한다. 그래서 여기저기 정처 없이 떠돌기도 하면서 나름대로 마음을 다잡아 보고자 한다.

그래서 그는 시 속에서 지난 역사가 육신과 영혼에 새겨놓은 고뇌에서 출발하여 다시 삶의 현실로 발길을 돌리기까지 나태한 현실에 매몰되지 않기 위한 결연한 의지를 다지게 되는 것이리라.

시집으로『애국의 계절』,『가끔씩 쉬었다 간다는 것』,『빗방울에 대한 추억』이 있고, 평론집으로는『대중을 위한 문학교실』,『자주적 문예운동』등이 있으며, 산문집으로는『뒤다는 고집을 갖고 있었다.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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