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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과학|사상|외교 > 비평/칼럼 > 한비자가 나라를 살린다 (경제학자가 제안하는 통쾌한 한국개혁론) - 최윤재 지음 청년사
사회과학|사상|외교


한비자가 나라를 살린다 (경제학자가 제안하는 통쾌한 한국개혁론) - 최윤재 지음 청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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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2000 초판 317쪽 [중] 속지 밑줄 조금 그어져있음 앞속표지 갈라짐 삼면 손때 조금 묻음. 1.경제학 교수가 펼치는 야심만만한 개혁론 벌써부터 {개혁 피로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소리가 심심찮게 들린다. 한쪽에서는 {진보적인} 논객들이 DJ정부의 경제개혁 기조를 {신자유주의}로 규정하고 은근히 딴죽을 거는가 하면, 한쪽에서는 재벌옹호론자들이 정부의 개혁정책을 놓고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간섭이라며 툴툴거리고 있다. 개혁과 관련한 갑론을박이 무성한 작금의 현실에, 한 용감무쌍한(?) 경제학자가 [한비자]라는 만만찮은 무기를 들고 뛰어들었다. 주인공은 고려대학교 경제학과의 최윤재 교수(46세). ≪한비자가 나라를 살린다≫는, 알 만한 이들 사이에서는 꽤나 도발적으로 들릴 제목을 단 이 책은 경제학자가 펼치는 본격적인 한국사회개혁론이자 {자유시장경제}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명쾌한 강의록이며, 한국인의 의식 속에 깊이 뿌리박힌 유가적 사고방식에 대한 통렬한 비판서이자 2000년 동안 {사문난적(斯文亂賊)}으로 매도당해온 한비자(韓非子)의 복권(復權)을 시도한 통쾌무비한 변론서다. 2.사문난적 한비자의 화려한 부활 … 20세기 경제학과의 짜릿한 만남 이 책의 요지는 한마디로 [한비자의 지혜를 빌려 개혁을 완수하자]는 것이다. 엄격한 상과 벌의 시행을 주장한 한비자의 사상은, 엄정한 법과 제도의 확립을 통해 나라를 경영해야 한다는 현대 경제학(특히 [제도경제학])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사람이 이해관계에 민감하다는 점을 이용해 상과 벌을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는 한비자의 생각은 오늘날의 시장경제 논리와 통하는 점이 아주 많다는 것이다. 욕심은 사악한 것이니 억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대신, 욕심을 잘 이용하여 좋은 결과를 얻어볼 궁리를 하자는 것이 현대 경제학과 한비자의 공통점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 책은 한비자를 화두로 하여 경제학적인 사고방식이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왜 오늘날 우리 사회에 이러한 사고방식이 필요한지를 설득력있게 전달하고 있다. 인정과 의리에 얽매이고 {높은 분}의 {은혜}에 감읍하는 식의 [유교적] 사고방식으로는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 어려우니, {법 앞의 만인평등}을 주장했던 한비자의 [법가적] 사고를 본받아 21세기를 헤쳐나가자는 것이다. 즉, [소인배]들을 [군자]로 만들기 위한 [도덕타령@양심타령]은 그만두고, 오늘날의 [상과 벌]인 [자유로운 시장경제와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정교한 법과 제도]를 만들어 이를 통해 [나라의 운명이 걸린] 개혁을 성공시키자는 것이다. 법@제도와 경제 사이의 역학관계를 연구하는 제도경제학자답게, 저자의 문제의식은 ①재벌개혁@제도정비@기술진보 문제를 포함한 경제개혁 ②정치권 무능@공무원 부패@인사 난맥상 등을 포괄한 정치개혁 ③고교평준화의 폐지@학교설립 및 등록금의 완전자율화를 골자로 한 교육개혁 ④의약분업과 소득의 투명성 문제를 포함한 의료제도개혁 등 사회 전분야에 걸쳐 있다. 3.공자의 시대는 가고 한비자의 시대가 오고 있다 1997년의 경제위기 이후, 우리의 것이며 경제성장에 도움을 주었다고 자부해오던 동양식 사고방식은 다시 한번 폐기될 운명에 놓였다고 저자는 말한다. 많은 한국인들의 뼛속에 깊이 배어 있는 유교적 가치관이 혼란을 겪으면서 밀려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가치관의 혼란은 2천년 전 중국에서 벌어졌던 사상적 충돌과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판단이다. 공자와 맹자가 인의에 바탕을 둔 덕치를 주장한 데 반해, 법가사상을 완성한 한비자는 공자와 맹자를 맹공격하면서 상과 벌을 이용한 법치를 주장했다. 시장경제 도입이 본격화되는 2000년대에 유가사상과 법가사상은 우리나라에서 다시 한번 충돌하게 되었다. 이 충돌은 서양에서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좌파와 우파 사이의 사상적 논쟁 못지않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오늘날은 2천여 년 전 중국의 춘추전국시대 못지않은 경쟁이 국내외적으로 치열한 시대이다. 전세계적인 냉전구도 속에서 미국이 무조건 우리의 우방이던 시절도 갔고, 수입제한과 자본도입제한의 보호막 속에서 국내경제가 안주하던 시절도 갔다. 한마디로 시대가 달라졌다. 저자는 이제 공자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한비자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선언한다. 인정과 너그러움으로 봐주던 관습을 버리고, 대신 각자 자기 일에 책임지는 풍토를 뿌리내려야 할 때라는 것이다. 고비용 저효율을 극복하고, 부정부패를 추방하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각자에게 [상과 벌]이 올바로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렇게 되도록 [법과 제도를 올바로 바꾸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개혁의 과제라는 것이다. 4. 시장경제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아주는 책 저자는 우리나라에서 시장경제는 유교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과 좌파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 양쪽에서 협공을 받고 있으며, {신자유주의}라는 뿔 달린 도깨비가 나타났다는 흉흉한 소문이 장안을 맴돌고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경제학자로서의 변을 펼치고 있다. 경제학을 열심히 공부하는 경제학자들일수록 신자유주의라는 말을 낯설어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자신이 신자유주의자로 취급당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한 경제학자에 따르면, {나는 최근에야 주류경제학의 신조를 신자유주의로 부른다는 것과, 이 용어에 다소 비판적인 시각이 깔려 있음을 알았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에는 시장경제에 대한 오해와 마찬가지로 잘못된 인식이 내재되어 있다.} 그리고 나서 주위를 둘러보면, 대개 자신은 신자유주의자가 아니라고 발뺌하는 상황임을 깨닫는다. 또다른 경제학자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성인들 가운데 신자유주의자임을 공공연히 자처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러한 반감의 원인은 무엇인가?} (…) 신자유주의를 논한 글들 중 절반 가량은 신자유주의가 {다소} 혼란스러운 개념임을 인정하고 시작된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신자유주의는 결국 1980년대 미국 레이건 정부와 영국 대처 정부의 정책기조를 가리키는 말로 이해된다. 레이건 정부와 대처 정부가 신조로 삼은 소위 공급경제학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주류경제학과 동떨어진 사이비이다. 그런데 적지 않은 경우 논의는 슬그머니 {신고전학파 경제학}으로 옮겨가고, 나아가 최근 우리나라 경제위기에 따른 (혹은 앞으로 닥칠) 고통과 연계된다. (경제위기가 발생한 것은 시장경제가 제대로 안 되었기 때문이지, 시장경제가 지나치게 추진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몇 해 전부터 주로 재벌들의 모임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경제연구원과 자유기업센터를 통해 자유주의를 적극적으로 전파해온 관계로 신자유주의는 곧 재벌옹호론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이래저래 신자유주의는 동네북 신세가 되었고, 그 와중에서 시장경제가 도매금으로 매도되고 있다. 레이건 정부와 대처 정부의 신조, 그리고 재벌옹호론이 신자유주의라면 필자도 기꺼이 신자유주의 타도 대열에 합류할 것이다. 그러나 주류경제학의 사고방식을 신자유주의라고 부르는 것이라면 적극적인 신자유주의자가 되고 싶다. (_) 신자유주의라는 유령이 우리나라에 나타났다고들 하는데, 그것은 결국 실체가 없는 유령일 뿐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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