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세상을 뜬 세계적인 석학 이사야 벌린이 28세에 집필한 칼 마르크스의 평전. 80년대 대학가에서 해적판으로 떠돌던 것을 옥스퍼드 대학 출판부와 정식 계약을 맺고, 마르크스 정치사상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번역자의 철저한 검증을 거쳐 다시 내놓았다.

얼마 전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된 <마르크스 평전>(푸른숲)과는 달리 이 책은 마르크스의 인간적 면모보다는 사상가이자 혁명가로서의 면모에 집중한다.

늘 가난에 시달렸고, 자식 셋이 기아와 질병으로 먼저 죽어가는 것을 보아야 했던 마르크스이지만, 더욱 중요한 점은 이러한 개인적 불행이 천성적으로 강인하고 비타협적인 마르크스의 사상을 세우는 데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마르크스를 이해한 이사야 벌린은 어떤 개인적인 성향에도 치우치지 않고(사실 그는 마르크스주의자라기보다는 반공주의자에 가깝다), 철저히 19세기 유럽사상의 흐름 속에서 마르크스의 생애와 사상을 그리고 있다.

마르크스 사후 120 여 년이 지났고, 그의 사상을 교리처럼 따르던 동구권이 무너진지도 이미 옛날이건만, 신자유주의의 물결이 휩쓰는 오늘날 그가 가졌던 문제의식들이 새롭게 다가오는 건 왜일까.

이사야 벌린(BERLIN, SIR ISAIAH) 1909～1997

이사야 벌린은 1997년 그가 죽었을 때 국내 신문에도 그의 부고가 날 만큼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기작가이자 사상사가이다. 그는 1909년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에서 태어났으며, 1915년에 러시아로 이주했고, 1921년에는 영국으로 건너가서 성베드로 학교와 옥스퍼드의 코르푸스 크리스티 칼리지에서 공부했다. 후에 그는 옥스퍼드대학의 교수, 이사, 학장을 지냈으며, 1974년부터 1978년까지 4년간 영국 왕립 아카데미 원장을 역임했다.

또한 그는 프린스턴, 시카고 등 미국의 명문 대학에서 교환교수로 강의 한 바 있고, 옥스퍼드 대학에서 철학 박사, 케임브리지, 콜롬비아 등의 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 받았다. 사상사가로서 그의 업적은 에라스무스, 리핀코트, 아그넬리 프라이저스에 견줄만하며, 영국왕실로부터 경(SIR)의 칭호를 받았다.

이 책은 그가 28세에 쓴 것으로 마르크스에 관한 수많은 평전 중에서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 책은 마르크스의 지적 생애를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으로 기술한 점과 그러면서도 그의 사상적 핵심을 풍부하고 깊게 보여준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주요 저서로는 『자유의 두 개념 (TWO CONCEPT OF LIBERTY)』1959, 『자유에 대한 네 가지 에세이(FOUR ESSAYS ON LIBERTY)』1969, 『비코와 헤르더(VICO AND HERDER)』1976, 『인간에 대한 타당한 연구(THE PROPER STUDY OF MANKIND)』1997 등이 있다.

옮긴이 안규남

현재 카톨릭대와 인하대 철학과 강사로 출강 중. 외대 영어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안규남 씨는 마르크스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마르크스주의 계열의 사상을 갖고 있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중요 인물인 아도르노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을 만큼 마르크스 사상에 정통하다.

『레닌의 국가와 혁명』과 『체험 연구』를 공역하였고, 『로마 교황청과 국제정치』등 다수의 책을 번역하였으며, 『철학 대사전』편찬에 참여하였다.

1부 서론...15
2부 청소년기...49
3부 정신철학...69
4부 청년 헤겔학파...109
5부 파리...141
6부 역사적 유물론...205
7부 1848년...269
8부 런던에서의 망명생활...305
9부 인터내셔널...371
10부 붉은 테러박사...399
11부 황혼...447
-서문...481
-들어가기에 앞서...489
-옮긴이의 글...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