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6월 주민들의 많은 관심과 기대 속에 출발한 우리의 민선제는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지방분권의 첫걸음으로 지방자치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함께 보여주었다. 운영상의 미숙으로부터 지방재정의 확보, 국가와 지방간의 사무배분 등 제도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앞으로 넘어야할 과제들이 드러나고 있다.

우리의 지방자치가 빠른 시간내에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이웃나라에서 벌어진 민선 이 후 50년간의 자치발전사를 우리나라 지방자치 발전의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런 취지에서 일본알기 시리즈인 벚꽃의 뿌리 1편「일본의 지방자치, 어제와 오늘」을 출판하였다.

이 책은 기존의 다른 일본연구서와 구별되는 몇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현재 재정경제부 지역경제과장인 저자는 오랜기간 경제기획원, 청와대 등에서 국가정책을 담당해 온 공무원이다. 그래서 그는 지방이 안고있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는 1993년 5월부터 1996년 5월까지 3년간 일본 경제기획청에 파견근무하면서 많은 자료들을 찾고 현지 중앙 및 지방의 공무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일본은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갔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까닭에 시대 흐름에 따른 정책이나 대책의 내용뿐만 아니라 이런 것들이 나오게 된 배경까지 소상히 소개되어 있다. 이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이론서를 뛰어넘어 지방자치를 둘러싼 생동감있는 현장의 목소리를 그대로 담고 있다.

둘째, 이 책은 일본지방자치 50년의 발자취를 그 뿌리부터 체계적으로 더듬어 감으로써 지방자치를 둘러싼 일본사회의 구조적인 특색을 철저히 파헤쳤다. 이런 까닭에 일본사회에 있어서 중앙과 지방과의 관계를 올바르게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저자는 지역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3할자치'로 대변되는 것처럼 중앙의 통제가 많이 남아 있는 문제점을 균형있게 서술하고 있다. 이런 정확한 일본사회에 대한 이해는 일본의 장점은 적극적으로 수용하되 일본의 시행착오는 되풀이하지 않도록 반면교사의 역할을 해줄 것이며 또 우리가 일본의 사례를 참고하는 경우 양국간에 어떤 점이 상이한가를 환기시켜 주는데도 유익할 것이다.

셋째, 이 책은 지방행정에 대한 문외한들도 쉽게 일본의 지방자치제도를 이해할 수 있도록, 당시의 주요한 사건이나 사례 중심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지방행정담당자나 전문적인 연구를 하는 계층을 위해 가능한한 많은 자료와 상세한 주석을 붙여 놓았다. 지역이기주의 극복, 행정개혁, 민간활력의 활용에 대한 성공한 사례와 실패한 사례를 열거함으로써 우리에게 착안점이 무엇인가를 쉽게 깨닫게 해준다. 그래서 이책은 일본의 지방자치의 실상을 체계적으로 서술하고 있으면서도 원론적인 소개서와는 구별되고 있다. 이런 까닭에 지방행정의 관계자와 연구자, 지방의회의 의원은 물론 일반독자들도 일본의 지방자치의 실상을 이해하고 우리의 앞날을 조명해 보기 위해 반드시 읽어 볼 것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