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제도를 이 땅에 도입한 지 반세기가 훌쩍 지났지만, 우리의 정치계는 아직도 불안정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분파 간 불협화음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국회에선 고성이 난무하며, 한 정권이 지나간 자리엔 어김없이 비리와 부패의 흔적만이 남았다. 이런 과정들을 모두 민주주의가 이 땅에 뿌리내리기 위한 진통의 과정이라 치부해 버리기엔 국민적 불신의 고리가 너무 길게 이어져 오고 있다. 한국 정치에 대한 이 불신의 고리를 끊고 풍요롭고 평등하며 민주적이고 안정된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가?
이 책은 평생을 정치학 연구에 몰두해 온 저자가 위와 같은 화두에서 출발해 다년간의 연구와 강의를 거듭하며 이루어낸 작은 성과물이다. 한국 민주주의 정치 발전의 지난 시간들을 하나하나 되짚어 가며, 왜 이런 정치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지, 또 무엇이 문제이고 개선책은 없는지 명쾌하게 분석하여, 잘 만들어진 명강의 노트를 들여다보는 듯 체계적으로 정리 하였다.
8.15 해방 이후부터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 시기까지 50여 년 동안의 한국정치를 '민주주의의 한국화 과정'이란 색다른 관점에서 분석한 책이다. 흔히 이 시기를 '한국의 민주화 과정'으로 보는 것과 차이가 있다. 저자 민준기 경희대 명예교수는 해방 이후 한국의 정치발전 과정을 민주주의의 적응기로 보는 동시에 전통적인 한국의 정서와 문화의 특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서양식 민주주의가 한국의 문화적 전통과 만나 지난 50년간 한국화 과정을 밟아왔다는 식의 애정어린 시각을 바탕에 깔고 비판을 전개해 나가는 것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책의 제5부에서 문민정부의 개혁을 평가하는 대목이다. 저자는 "김영삼 정부의 개혁 정치는 성공한 것도 있었지만 그보다 실패한 사례가 더 많았다"면서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페이비언 전략(서서히 가지를 뻗는 식)과 전격 작전(뿌리째 뽑는)의 전술을 혼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목차
1. 민주화와 정치 발전
한국인의 가치관과 시민 의식
한국인의 정치 문화와 주체 사상
민주주의와 대화 정신
한국 정치 발전의 당면 과제
민주화와 세계적 추세
한국의 정치 문화와 민주주의 공고화
2. 한국의 정당 정치
한국의 정당과 대통령의 리더십
한국의 정당과 파벌 행태
제3 · 4공화국과 파벌
한국 정당의 개혁 방향
3. 지방자치의 민주화
지방자치의 민주화와 주민 참여
분권화와 지방자치
국제화와 지방자치
4. 한국 국회위원과 충원 과정
국회위원의 사회적 배경
국회위원 충원과 사회적 배경(15~16대)
5. 한국 민주화의 현황과 과제
한국 정치의 현안 문제
김영삼 정부의 개혁 평가
작가소개
경복고등학교, 경희대학교 정치학과 및 대학원 졸업, 미국 롱아일랜드대학원 수료, 벨기에 루뱅대학 정치학 박사, 영국 옥스퍼드대학 및 엑세스대학 연구, 미국 하버드대학 객원교수, 입법고시 및 행정고시 위원, 한국정치학회장, 세계정치학회<IPSA] 이사, 한국청소년개발원장, 경희대한국정치연구소장, 경희대학교 교수 역임. 현 경희대 명예교수.
저서 : [민주시민론](공저), [현대 각국 정치론](공저), [한국정치발전론], [현대국제정치론](공저), [한국의 학풍과 학맥](공저), [한국 민주화와 정치 발전], [정치 발전의 이해], [한국 정치의 민주화](공저), [한국의 정치](공저), [21세기 한국의 정치](공저), [정치란 무엇인가](공저)
역서 : [신정치행태론], [정치발전론](공역), [대학의 이념], [근대 국가의 자유], [군중심리론], [근대화와 정치 발전](공역), [근대화와 정치], [일반 국가학], [민주화와 교육], [라틴아메리카의 민주화]
논문 : <Political Parties and Presidential Leadership in Korea, 1945∼1972] 외 다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