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는 왜 갔을까? 애들까지 데리고…

저자는 3년의 베이징살이를 통해 얻은 체험을 49개의 주제, 28꼭지의 팁에 쏟아내 놓고 있다. 중국에 대한 어떤 담론도 한편으로 옳고 또 한편으로 그르다는 말처럼 중국은 손쉬운 규정을 거부하는 거대한 존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저자가 발로 뛰며 베이징의 삶 속에서 거둬 올린 <중국에는 왜 갔어?>에 소개된 이야기들은 중국에 대한 어떤 환상도, 과장도 없이 진솔한 체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기에 최소한 중국에 관심을 갖는 독자들에게 중국을 이해하는 좋은 가이드북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이 책은 베이징을 여행할 독자들을 위해 수많은 메타포가 숨어 있는 베이징 근교의 세계문화유산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설과 함께 부와 빈, 근대와 전근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문화가 뒤얽히며 빚어내는 카오스의 세계, 그 혼란 속에서도 질주를 계속하는 중국에 대한 다양한 면모들과 중국인들의 진솔한 삶의 모습들을 담고 있다. 또한 중국유학생의 문제, 고구려사 분쟁, 김치파동 등과 같이 패권주의 냄새를 풍기며 부활하는 중국과 이웃하고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입장과 전략에 대해서도 밀도 있는 분석과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책은 우선 풍성한 중국의 문화퇴적층을 거닐며 중국인의 사유세계를 들여다 본 다음 걸음을 옮겨 변화의 회오리가 휘몰아치며 근대와 전근대, 부와 빈이 혼재되어 굴러가는 카오스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슈퍼파워로 부상하며 중화패권주의 냄새를 풍기는 중국과 그들과 이웃하여 살아가야 하는 우리나라의 입장을 고민하는 곳까지 걸음이 미치고 있다.”
-저자 서문 중에서

베이징에 살면서 생활인으로서 여행자로서 이방인으로서 중국 속살과 만나다.

안정된 중국어 교사직을 버리고 가족을 데리고 3년씩이나 중국에 가게 된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저자는 서문에서 중국이라는 바위를 뒤집고 그 아래에 있을 해삼과 멍게를 잡고 싶었다고, 앞에 목표를 던지고 그곳까지 헤엄쳐 가지 못하면 죽는다는 심정으로 중국에 도전장을 내밀고 싶었다고 말하고 있다. 중국이라는 나무에 목을 매달고 죽어도 좋다는 마그마 같은 열정과 중국에 대한 치열한 탐구정신이 저자로 하여금 중국행을 결정하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화사상으로 무장된 중국은 이방인에게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으며 경제적으로도 만만찮은 비용을 부담하도록 강요했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방송코디네이션, 통역, 번역 등의 활동과 다양한 매체에 글쓰기에 나서야 했고, 그것이 어쩌면 더욱 현장감 있고 정말 살아 있는 중국을 만나는 계기가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세살 아들과 다섯 살 딸의 교육을 책임진 아빠로서 또 외국생활을 책임진 가장으로서의 생활이야기에서부터 교육자로서 한국의 유학생들을 바라보는 시각 그리고 오마이뉴스, 우리교육, 뉴스메이커 해외통신원으로서의 시각까지 중국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하루에 1만 명의 한국관광객이 중국을 찾고 있는데 정작 깊은 물 속의 세계는 보지 못하고 정말 잠자리가 꼬리만 물에 대고 날아가는 식의 수박 겉핥기식의 여행을 안타까워하는 저자는 베이징 근교의 7개 곳의 세계문화유산에 대하여 중국원림교수로부터 받은 수업과 현지가이드들에게서 들은 이야기 그리고 본인이 중국원서를 통해 축적한 풍부한 문화적 함의들을 학생들에게 설명해 주듯 알기 쉽도록 풀어서 설명해 주고 있다.
또한 이 책은 ‘중국 겉핥기’ 식의 리포트도 아니고 환상만 심어주는 표면적 감상서는 더욱 아니다. 저자가 직접 겪었던 일을 통해 중국의 어제와 오늘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미래까지를 아우르고 있으며, 우리와의 관계를 되짚어주고 있다. 중국에서 살아보지 않고는 결코 알 수 없는 중국의 속살들이 토실토실하게 담겨 있는 책이다.

저자는 49가지 주제와 28꼭지의 팁을 통해 중국의 실체를 생생하게 이야기한다.

1부에서는 이방인으로 중국에 도착한 저자와 그 가족들이 베이징에 정착하는 과정과 이방인의 눈에 낯설게 다가왔던 중국인과 중국문화에 대한 인상 등이 소개되어 있다. ‘만만디’라고만 여겼던 중국인의 느린 성격에 대하여 그것은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실용주의적인, 전략적인 느림이라는 분석이 중국인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한다.
2부에서는 베이징 근교의 7개 곳의 세계문화유산에 대한 메타포의 세계를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보통 10번 이상은 답사를 했기 때문에 중국문화유산의 거대한 메타포를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저자의 품격 높은 가이드를 만날 수 있다.
3부는 현대와 전통이, 근대와 전근대가, 질서와 무질서가, 부와 빈이,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성장신화와 성장통이 서로 혼재되어 어지럽게 굴러가는 오늘날의 중국사회의 단면들을 추출하여 현대중국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빛의 속도로 급변하는 카오스의 세계, 중국사회를 마라톤형 계층구조로 분석하고 그 레이스에서 이탈한 도시노동자인 민공들의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독특하다.
4부는 21세기 초강대국으로 성장할 중국과 이웃하며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입장을 생각해 보는 장이다. 저자는 한류 열풍 속에서도 2002 월드컵에서의 시기와 질투, 고구려사 역사분쟁, 김치파동 등과 같이 중국의 부상은 앞으로도 우리에게 적지 않은 시련을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하며 우리에게 ‘협력과 견제의 가장 높은 수준의 줄타기’를 주문하고 있다.
5부는 IT, 우주항공, 군사력, 문화산업 등의 방면에서 급부상하며 중화패권주의 냄새를 풍기는 중국의 힘과 제고되는 국제적 위상을 생각해보는 장이다. 중국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알아야만 한다. 중국의 저력은 어디에 있는지 저자는 다양한 시각에서 입체적인 분석을 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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