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웨이드가 스토리를 쓰고, 알렉스 로스가 그림을 그린 『킹덤 컴』은 『배트맨 : 다크나이트 리턴즈』와 마찬가지로 정식 스토리라인에서 벗어난 ‘엘스월드(Elseworls)’를 무대로 펼쳐지는 작품이다. 엘스월드의 히어로들은 기존의 설정을 벗어나 이미 존재했거나, 존재할 수도 있었거나, 존재할 수 없는, 존재할 수 없었던, 그리고 존재하지 않아야 했던 새롭고 기묘한 시간과 공간에 속하게 된다. 『저스티스』의 위대한 화가 알렉스 로스의 진정한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 『킹덤 컴』을 통해 국내 독자들도 이른바 골든 에이지 슈퍼 히어로들의 화려한 재림을 만끽하게 될 것이다.
출판사 서평 배경은 기존의 슈퍼 히어로들이 은퇴하고 새로운 세대 메타 휴먼이 주축을 이룬 슈퍼 히어로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미래. 하지만 정의와 진리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 없이 힘 있는 자가 곧 정의라고 믿는 젊은 세대들의 자경활동은 오히려 세상을 큰 위기로 몰아넣었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슈퍼맨과 원더우먼 그리고 은퇴했던 수많은 슈퍼 히어로들이 다시 힘을 합치기로 한다. 그런데 유독 배트맨은 슈퍼맨에게 등을 돌릴 뿐만 아니라 심지어 렉스 루터 일당의 음모에 가담하는데….
…우리로 하여금 그 미덕을 갈망하게 하는 우화와 실화 속의 영웅들은 생생한 삶을 이끄는 다채로운 사람들일 뿐만 아니라, 모든 상황과 장소에서 인간 삶의 가치를 이해하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우리가 창조해낸 대부분의 우상들과는 달리 현실 세계의 영웅들은 인간의 존엄성과 인간의 불멸성에 대해서도 이해한다. 하지만 슈퍼맨의 성장 과정에는 그런 개념이 결여돼 있다. 히어로라면 더더욱 살면서 일어나는 문제들에 대한 가치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삶이 만들어낸 유물과 이상, 사랑으로서의 삶의 가치를 이해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가치란 당신이 길을 떠날 때 의지하게 되는 이정표와 같다. 가치란 인간이 심는 나무, 사랑스럽게 키워가는 자식들과 같다. 가치란 인간이 자신의 삶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가치란 사람들이 소중하게 쌓아 올린 궁전, 그들의 감정을 고취시켰던 유산, 자신들의 문명을 윤택하게 하기 위해 창조해냈던 예술작품과 같은 것이다. 나는 지난 숱한 세월 동안 슈퍼맨에게 너무 그렇게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는 것에만 집착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좀 챙기라고 말했다. 슈퍼맨은 결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마크와 알렉스가 《킹덤 컴》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전까지 슈퍼맨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드디어 그들이 해냈다. 나는 진정으로 그들이 자랑스럽다.
_엘리엇 S. 매긴의 《킹덤 컴》서문에서.
목차
Introduction / by Elliot S. Maggin
Chapter One Strange Visitor·낯선 손님
Chapter Two Truth and Justice·진실과 정의
Chapter Three Up in the Sky·하늘 저높이
Chapter Four Never-Ending Battle·끝나지 않은 전쟁
Epilogue 일 년 뒤
Apocrypha
경외서
〈킹덤 컴〉에 포함된 스케치, 코멘트, 제작 및 홍보 삽화 모음, 그리고 그 밖의 보물들.
작가소개
마크 웨이드는 1980년대 중반 만화계에 입문하여 DC코믹스에서 에디터로 일하면서 경력을 쌓았고, 1992년 향후 DC 코믹스의 상징적인 캐릭터로 자리 잡게 되는 《The Flash》의 스크립트를 쓰면서 명성을 얻었다. 《The Flash》의 성공으로 인지도를 높힌 마크 웨이드는 이후 마블 코믹스에 발탁되어, 당시 마블 코믹스 최고의 스크립터였던 마크 그룬월드의 후계자라는 평을 받으며 《Captain America》를 성공적으로 세상에 선보였다. 1996년 마크 웨이드는 드디어 알렉스 로스와 조우하여 자신의 최고작이자 야심작인 《KINGDOM COME》을 완성한다. 1980년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의 단호하지만 다소 껄끄러웠던 여타 코믹물과 비교해 시종일관 낙관주의를 잃지 않으면서도 과거의 히어로들을 새롭게 해석하는 마크 웨이드의 긍정론은 그를 당대의 최고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 후 현대적인 슈퍼맨의 기원을 12부작으로 표현한 《Superman: Birthright》를 통해 영화 《슈퍼맨》 시리즈와 TV 드라마 《스몰빌》에 대한 경의와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2007년 7월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된 코믹콘 행사에서 수많은 배우들과 작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붐 스튜디오'는 마크 웨이드를 편집장으로 임명했다.
알렉스 로스는 시카고에 있는 아메리칸 아카데미 오브 아트(the American Academy of Art)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으며, 스토리보드 아티스트로 경력을 쌓은 후 만화계에 입문했다. 1993년 마블 코믹스에서 발표한 《Marvels》를 통해 만화에 회화적인 기법을 성공적으로 접목시켰다는 평을 얻었다. 사진과 모델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현실감이 넘치며, 만화로서의 왜곡과 변형을 최소화시킨 알렉스 로스의 사실적인 그림은 역동적인 시각과 속도감 넘치는 전개와 맞물려 한 편의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그 후 알렉스 로스는 1996년 DC에서 골든에이지 슈퍼히어로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잘 묻어나는 초대형 대작 《KINGDOM COME》을 출간하면서 비로소 사실적인 아티스트에서 회화의 장인으로 거듭나게 된다. 대형 베스트셀러의 후광을 등에 업고 승승장구하던 알렉스 로스는 2004년 영화 《스파이더맨》의 오프닝 크레디트 회화 작업을 맡아, 토비 맥과이어와 커스틴 던스트의 고전적인 업사이드다운 키스 장면을 포함하여 영화의 핵심적인 장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선보이기도 했다. 현재 미국 일리노이 주에 거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