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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는 논술시험의 단골소재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 책은 그 중에서 인물 이야기를 추려 ‘논술 포인트’의 텍스트로 삼았습니다. 여기에 실린 ‘논술 포인트’는 실제적인 글쓰기를 하는 전문작가가 직접 쓴 체험적인 글들입니다. 전문작가의 논술지도서이므로 논술시험에 대비하는 수험생은 물론 일선 학교와 학원에서 논술을 지도하는 선생님들에게도 논술강의 체계를 바로잡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논술공부는 처음부터 끝까지 ‘글쓰기의 훈련’ 과정입니다. 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도, 생각이 깊어도, 정확한 사리판단과 논리적 사고로 무장을 하고 있다고 해도 글로 표현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논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글쓰기의 훈련입니다. 독서나 논리적 사고는 2차적인 문제입니다. 1차적으로 글쓰기에 자신감을 가져야만 2차적인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논술 포인트’를 통한 글쓰기의 기초적인 훈련 과정에 가장 큰 중점을 두었습니다.
대부분의 논술지도나 논술에 관한 책들은 모범답안의 작성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글쓰기의 기초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논술의 테크닉을 배우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자칫 논술의 본질에서 벗어나 변죽만 울리는 공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논술이 어렵기만 하고 재미없는 것으로 여겨지게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공부는 아주 잘못된 방식입니다.
논술 출제자들은 모범답안을 원하지 않습니다. 물론 모범답안을 작성했을 때 중간 점수 정도는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점수로는 합격점을 받기 어렵습니다. 논술의 합격점은 개성적인 글쓰기와 사고의 참신성에 있습니다. 따라서 창의력이 발휘되지 않은 논술답안은 합격 미달일 수밖에 없습니다.
필자는 인간관계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사마천의 사기를 인물 중심으로 재구성하였다. 그리고 이야기 하나하나의 텍스트를 통하여 어떻게 논술의 테크닉을 익힐 수 있을까, 하고 궁구하던 끝에 이 책을 다음과 같은 체계로 편성하였다.
첫째, 텍스트 읽기에 중점을 둔다.
논술은 우선 제시문을 어떻게 읽어내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만큼 텍스트 읽기가 중요하다. 따라서 가장 먼저 텍스트를 정확하게 읽는 훈련을 통해 논점을 파악하는 능력을 기른다.
둘째, 논술의 포인트를 제시하여 글쓰기 훈련을 한다.
논술 포인트는 제6단계로 나누어 글쓰기의 방법론을 제시하였다. 즉 글은 어떻게 써야 하는가(1단계), 독서는 글쓰기의 기본(2단계), 마음속에 생각을 키우는 법(3단계), 상상력의 통로 만들기(4단계), 논리적 사고의 틀(5단계), 깊이 있는 글쓰기(6단계) 등을 통하여 체험적 글쓰기의 전략을 마스터한다.
셋째, 텍스트 속에 숨어 있는 중심 키워드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
논술의 핵심은 제시문 속의 키워드를 찾아내, 그것을 통해 어떤 주제로 어떻게 논리 전개를 해나가느냐가 관건이다. 따라서 텍스트 속에서 중심 키워드를 찾는 일은 아주 중요한 문제다.
넷째, 텍스트 속의 인물들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
텍스트를 다 읽고 나서 다시 한 번 생각을 가다듬어 인물들의 성격과 관계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 과정이야말로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를 파악하는 데 아주 중요한 요체가 된다.
필자는 이렇게 크게 네 가지 구성으로 이 책을 엮었다.
기존에 나온 논술 관련 책들은 실제적인 논술 문제 유형을 주로 다루고 있는데, 학생들이 읽어서 큰 도움을 줄 수 없는 한계점을 안고 있다. 문제 유형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모범 답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적인 논술적 글쓰기와는 거리가 먼 공허한 메아리로만 들릴 뿐이다.
논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텍스트를 분석하는 능력과 기본적인 글쓰기의 훈련이다. 이러한 기초가 다져지지 않고는, 아무리 훌륭한 논술 문제 유형을 제시하더라도 학생들의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저 논술은 따분한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만 확인시켜줄 뿐이다. 논술 공부에 임할 때는 먼저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거스 히딩크는 선수들에게 “축구를 즐기라!”고 역설하였다. 게임에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축구를 즐기는 선수들의 자세에 있다는 이야기다. 점수에만 연연하다 보면 선수들이 무리를 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축구를 즐기다 보면 자연적으로 슈팅 찬스가 생겨 점수를 올릴 수 있는 것이다.
필자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논술의 재미에 빠져라!”

머리말

1. 덕치
2. 인의
3. 욕망
4. 지혜
5. 전략
6. 용기

엄광용은 1954년 경기도 여주에서 출생하여 이천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문학을, 단국대학교 대학원 사학과에서 역사(고구려사 전공)를 공부하였습니다. 1982년부터 『여학생』, 『여원』, 『가정조선』 등의 잡지에서 기자 생활을 하다 1993년 전업 작가로 나섰습니다.
1990년에 문예지 『한국문학』에 중편소설 ‘벽 속의 새’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오면서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하였으며, 1994년에 장편동화 부문 삼성문예상을 수상하여 동화 작가도 겸하고 있습니다.
주요 저서로는 창작집 『전우치는 살아 있다』, 장편소설 『황제수염』, 『지금도 왕비는 죽어가고 있다』 등이 있습니다.
청소년을 위한 위인전기로 『이중섭, 고독한 예술혼』이 있는데, 이 책을 요약한 ‘화가 이중섭’이란 전기문이 현행 중학교 1학년 2학기 교과서에 실리기도 하였습니다.
장편동화로는 『이중섭과 세발자전거를 타는 아이』, 『우주에서 온 통키 박사』,『황소개구리와 금두꺼비』 등이 있습니다.
어린이들의 학습에 도움이 되는 기획 동화로 『교과서 릴레이 과학동화』(전3권), 판타지 역사 기행 『신나는 삼국유사』(전3권), 한국 미술의 역사와 화가들의 삶을 다룬 『암각화에서 이중섭까지』 등이 있습니다.
2004년부터 웹진 ‘사람의 향기(www.aromabooks.com)’를 독자들에게 이메일 서비스로 매일 보내드리고 있으며, 최근 그 내용 중 일부를 엮어 에세이집 『오늘 문득, 사람의 향기가 그립습니다』를 펴내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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