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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신화 > 불교 > 길 끝나는 곳에 암자가 있다 - 정찬주 지음 해들누리
종교|신화


길 끝나는 곳에 암자가 있다 - 정찬주 지음 해들누리 [중] 표지 속지 약간씩 변색 있음
소비자가 : 8,000원
판매가격 : 2,000원
적립금액 : 20원
제조회사 : 해들누리
모델명 : 8986758342
[281] 1999
수량 EA
 
   

 
상품 상세 설명
 
 
[중고] 1999 238p . 경내에 들어와 앉은 조그마한 여자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러자 스님은 "실컷 울고 가세요. 마음이 개운해지고 힘이 솟아납니다."라고 말한다. 운다는 것, 마음을 씻어낸다는 것, 그리고 암자. 길이 끝나는 곳에는 암자가 있고 그 곳에서 우리는 다시 되돌아갈 힘을 얻는다. 『산은 산 물은 물』의 작가가 이 책에서 들려주는 또다른 전언은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마라". 그것이 잘 사는 방법이기도 하다. 암자에서 느꼈던 저자의 기쁨과 깨달음이 생생하다. 요즘 사람들은 말한다. IMF 때보다 더 살기가 힘들다고. 이렇게 삶의 길이 막혀 희망이 잠시 숨어버렸을 때, 찬물 한 모금 마시고 힘을 내게 해주는 곳이 바로 암자인 것이다. 저자는 ‘책머리에서’ 말한다. “솔직히 나는 종교의 울타리를 벗어나 보통 사람의 마음으로 암자를 순례해 왔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라도 정서적으로 지친 삶을 뉘이고 싶고, 위안을 받고, 다시 시작하는 힘을 얻는 곳이 깊은 산중의 암자가 아닐까 싶다.” ‘첫 마음(初心)으로 돌아가는 이야기 - 회향편‘은 고단한 삶의 무게로부터 벗어나 자신의 깊은 내면에 숨어 있던 ‘첫 마음’으로 돌아가게 해준다. 고향집의 불빛 한 점처럼 힘든 삶의 자잘한 생채기를 아물게 하는 곳, 암자. 바로 그곳은 나를 만나고 나를 사랑하는 기쁨이 있는 자리이다. 마음의 평화, 삶의 대안을 찾을 수 있는 곳, 암자로 떠나자 최근 산사 체험이 종교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인기이다. 이런 현상은 종교를 떠나 현실에 마음의 평화와 삶의 대안을 불교에서 찾고자 하는 데서 비롯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곧 여름 휴가철이 다가온다. 휴가란 그 동안의 수고를 풀고 다시 힘을 내기 위한 자기 재충전의 시간이다.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유원지나 관광 사찰을 찾아 또 하나의 피곤을 달고 오는 어리석음보다는, 책에 소개된 호젓한 암자를 찾아가 보자. 무슨 큰 준비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칫솔 하나와 수건 한 장이면 족할 것이다. 이에 출판사에서는 8월초, 독자들을 위해 ‘저자와 함께 하는 암자기행’을 마련할 예정이다. 깊고 높은 태백산, 계곡을 십수 번 갈지자형으로 왔다갔다하면서 이끼 낀 바위들을 밟으며 도솔암에 오른다. 비 오듯 흘리는 땀을 닦으며 예전에 이 길을 지나가셨을 성철스님, 법정스님, 일타스님을 생각해 본다. ‘나’라고 하는 몸뚱아리를 벗어버리고 ‘나’라고 하는 의식마저 놓아버리고 싶어지는 순간, 눈앞에 거죽이라는 육신을 벗어버린 본래의 마음이 형상화된 듯 암자가 보인다. 길 끝나는 곳에 숨어 있는 3칸짜리 조그마한 암자. 가지런히 쌓여 있는 장작, 정갈하게 닦여 있는 재 담는 고무통, 반듯하게 세워져 있는 빗자루, 반짝반짝 빛나는 무쇠 솥단지에서 수행자의 성품이 엿보인다. 산그늘 접히는 초저녁, 모기 침 7대는 기본이라며 미소를 짓는 스님들이 선사하는 멋진 산사음악회의 오랜 여음을 즐기며, 독경 소리 대신 대운산의 소쩍새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내원암. 그곳에서는 스님들의 ‘해맑음’에 관한 설명이 더 이상 필요 없다. 푸른 비단 같은 한려수도. 갓김치 파는 아낙네들과 가로수로 심어진 동백들이 붉은 하품을 터뜨리는 가로수를 지나면 향일암 가는 길이 시작된다. 20분쯤 천천히 녹음 가득한 산길을 걷다보면 문득 거대한 두 개의 바위가 좁은 문처럼 버티고 있다. 한 사람이 지날 수 있을 만큼만 열려 있는 암자의 바위 문. 암자 밖에서 욕심의 체중을 감량하고 들어오라는 바위의 말 없는 경책은 욕심에 찌들고, 어리석고, 화 잘 내는 내 자신의 모습을 뒤돌아보게 한다. 9곳의 암자와 9곳의 작은 절, 그리고 ‘내 마음속의 암자’ 이 책에는 반딧불이와 두꺼비와 산토끼가 함께 사는 희양산 백련암, 별이 잡힐 듯 눈앞에서 반짝이는 지리산 법계사, 지금 만나는 사람에게 자비를 베풀라는 내장산 벽련암, 극락이 바로 여기라고 깨우쳐주는 사자산 쌍봉사, 사랑을 고백하고 싶어지는 조서산 선림사, 상사꽃이 흐느끼다 지쳐 쓰러진 모악산 용천사, 헛된 욕심을 떨구고 살라하는 오대산 염불암 등 모두 9곳의 암자와 9곳의 작은 절이 소개되어 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9’일까? 하나가 빠짐으로써 느껴지는 부족함 대신 또 다른 하나를 채울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는지. 그리고 그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내 자신 속에서 찾아야 할 ‘내 마음속의 암자’는 아닐까? 싸리비처럼 마음을 쓸어주는 명상 이야기들 또한 어린 새끼 억새들이 다 자랄 때까지 버팀대가 되어주려고 누렇게 서서 말라죽는 어미 억새(어미 억새가 새끼 억새에게), 우물이 비친 달을 물병에 담아 스승에게 선물한 동자승(달은 어디로 갔는가), 암자의 경비를 하며 스님들이 주는 밥값을 하는 까마귀(설악산 까마귀), 전생의 업으로 등에 나무가 자라는 고통 받는 물고기가 된 제자를 위해 나무를 목어로 만들어 중생들에게 해탈의 길을 알려준 스님(목어 이야기) 등 마음을 맑게 해주는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세상의 가식과 꾸밈이 없는 마음 맑혀주는 명상 이야기들은 삶에 지친 나 자신을 다시 한 번 추스릴 수 있도록 해준다. 새벽녘, 고즈넉한 암자 마당을 싸리비 자국이 선명하도록 쓸고 또 쓰는 스님처럼 마음 속에 있는 걱정 근심들을 깨끗하게 쓸어내 버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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