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무가 들려주는 시 그리고 나무에서 피어나는 봄꽃 같은 이야기
세계의 아름다운 자연 시들과 삶의 희망을 노래한 김용택의 신작 에세이!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

속을 든든하게 해 줄 음식
해를 가릴 챙 넓은 모자
갈증을 풀어줄 시원한 물
따뜻한 밤을 위한 담요 한 장

세상을 가르쳐 줄 선생님
발을 감싸 줄 튼튼한 신발
몸에 잘 맞는 바지와 셔츠
포근한 보금자리와 작은 난로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
내일을 위한 희망
마음을 밝혀줄 등불 하나

스티브 터너 / 영국

지속발전 가능한 삶

배고픈 속을 든든하게 해 줄 음식, 갈증을 풀어줄 시원한 물, 따뜻한 밤을 위한 담요 한 장, 아! 무엇보다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세상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 수가 있는데 무엇이 더 필요한가요? 조금 더 넓은 아파트, 조금 더 큰 자동차, 더 좋은 냉장고, 신형 에어컨, 더 고급스러운 옷, 신발, 반지, 액세서리…….

사람들이 모두 경제, 경제, 경제 하면서 돈, 돈, 돈을 입에 물고 삽니다. 그런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정말 천박해 보일 때가 있습니다. 우리들이 정말 얼마나 돈을 벌어들고 내 곳간에 쌓아 두어야 돈 노래를 멈추고 사람이 돈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을 할까요.
철 없는 시골 선생의 말이라고 여기지 마세요. 도대체가 모든 가치의 척도를 돈으로만 매기는 사람들이 더 철을 모르는 사람들이지요. 돈만 아는 게 철들었다고 하면 나는 정말 늙어 죽을 때까지 철없이 살랍니다.
진실로 묻겠습니다. 도대체 오늘날 우리들의 정치가들이 철이 얼마나 들었습니까. 오늘날 철든 언론인이 몇 명이나 있습니까. 오늘날 철든 공무원이 몇 명이나 있습니까.
철이 들었다는 게, 어떻게 하면 남을 누르고 출세를 하고, 어떻게 하면 국민의 세금을 갈취하고, 무엇이든지 ‘정치적’이라는 말로 해결하려 들고, 국민들은 모르는(사실 국민 모두가 알아야 할 나랏일을 자기들만 알고 있는 것이 마치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양 으스대지요.) 것을 자기들만 알고 있는 대단한 지식인 것처럼 으스대는 부유층, 관료들이나 정치인들이 진짜 철딱서니가 없는 것 아닌가요. 철 좀 압시다. 봄여름가을겨울을 제대로 알고 좀 삽시다. 세상이 시끄러운 것은 있는 자들이 더 가지려고, 많이 가지고 있는 자들이 더 많이 차지하려고 하기 때문이 아닌가요?

더 많이 가지고 더 빨리 가려고 하고 더 편해지려고 더 잘 먹고 더 잘 살려고 우리가 사는 지구를 마구 파헤치다 보니 지구는 병들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병든 지구 위에서 우리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 진정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한번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묻고, 또 묻습니다. 우리는 돈을 얼마나 벌면 ‘이제 다 되었다.’라는 말이 입에서 나올까요. 얼마나 돈을 벌어들여야 ‘우린 이제 행복하기로 하자.’고 말할까요.
이제 우리도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으로 잘 사는 것일까를 좀 이야기하면 안 되겠습니까? 진짜 철 좀 들면 안 될까요.
또 묻습니다. 우리들과 한 핏줄을 가진, 북쪽에서 배고파 울며 죽어가는 아이들이 있는데 우리가 이래도 되는 겁니까. 음식물 쓰레기를 치울 수 없다고 이렇게 난리를 치며 이렇게 못살겠다고 아우성을 쳐도 부끄럽지 않다는 말입니까.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세상에는 돈만 있는 게 아닙니다. 사람들의 행복이 돈에만 매달려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호랑이가 무서워 모여 사는 게 아니잖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