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 배달 갔더니 거기서 일하는 제비가 날 찍었다.
뭐, 제비가 아니고 사실은 나이트클럽 상무라고? 도찐 개찐!
단정한 복장, 금욕적인 외모, 엄격하고 깐깐한 남자 남상진.
낮에는 대그룹 임원, 밤엔 나이트클럽 상무님으로 투잡.
보살처럼 웃지만 뒤끝이 작살이라 조폭들도 피해 간다는 전설의 ‘피보살’.
아슬아슬 벗겨지는 착한 가면 끌어안고, 착한 척하기 정말 힘든 남자의 눈물겨운 사랑 쟁취기.
이 정도까지 했으면 좀 낚여봐라, 응? 나 안 불쌍하니?

“키스란 이렇게 하는 겁니다. 앞으로 가르칠게 많을 것 같아 기대됩니다.”
―으쓱으쓱 우쭐우쭐. 반한 여자 앞에서는 멋진 척하는 전설의 피보살과,
“저한테 삽 주면 땅 파고 들어가요, 지금 같아서는 콘크리트도 팔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감언이설도 요리조리 피해가는 그녀를 향한 닭털 날리는 애로애로 기행.
“제 와이셔츠가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입어 주실래요?”
“남자의 로망입니다.”
“남자랑 짐승의 차이가 뭔지 압니까?”
“차이가 있을 턱이 있나요? 그런 차이 모릅니다, 저.”
욕구불만에 시달리는 남자의 성질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 시작하고,
풀지 못한 화는 엉뚱한 방향으로 튀는데… 주먹계 은퇴한 넘버 원투가 만만한 화풀이 대상이다.

“깡패든, 조폭이든 이젠 시험 쳐서 애를 받든가 해야지, 장난도 아니고. ?~!”
왕년에 껌 좀 씹고 침 좀 뱉던 상무님, 동네 양아치만 족치며 화풀이를 한다.



작가소개

이진희 - 71년생 처녀자리.
모든 감정이 눈물로 표현되는 사람, 작은 것의 소중함을 알고 싶은 사람.
사랑한다는 말을 하루 한 번은 꼭 하는 사람.
좋아하는 것― 비오는 날, 뮤직비디오, 차(茶) 종류 모으기, 아이쇼핑 등.
싫어하는 것― 너무 맑은 오후, 생선, 체중계.
작가연합 <깨으른 여자들>에 상주 중. 그 외 가끔 모습을 보이는 몇 곳이 있다.
e―mail/ lamp0804@hanmail.net
출간작/
<하쿠나 마타타><내 님아, 못된 내 님아><사랑아 사랑아>
<최강 심부름센터><신데렐라는 없다><인체화><그대 안의 그리움>,
<요조숙녀 프로젝트><못된, 다하지 못한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