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  396p

미국은 전통적인 우리의 우방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미국을 잘 알지 못한다.
우리가 접하는 미국 관련 정보라고 해야 신문·방송 등의 대중매체가 자의적인 취사 선택에 따라 전달하는 단편적인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우리 대중매체가 묘사하는 미국 사회는 일반 미국인들이 피부로 느끼며 살아가는 현지 사회와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가서 생활하다 보면 느끼게 되는 것이지만, 미국 사회는 우리가 막연히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풍요로운 사회도 아니며 살기 겁날 정도로 범죄가 득실대는 사회도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미국인들의 일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미국 사회에는 뭔가 분명 우리 사회와는 다른 점이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합리적인 제도와 건전한 시민정신.

필자는 이 두 가지 요소야말로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을 떠받치고 있는 힘이며, 우리가 잘 모르고 있는 미국 사회의 진면목이라 생각한다. 필자는 이 책에서 미국 사회의 그 같은 모습에 초점을 맞춰 미국인들의 일상적인 삶과 문화를 기술하고자 한다.

이 책의 의도는 결코 미국 사회를 맹목적으로 찬양하려는 데 있지 않다. 미국 사회가 제도나 시민의식 면에서 우리보다 나은 점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그러한 비교평가를 통해 우리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이를 토대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선진 국가·선진 사회의 밑그림을 그려 보자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다.

미국 사회와 생활을 기술하고 있는 이 책은 그 밖에도 다음과 같은 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다.

첫째,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문화·사회 교과서가 될 수 있다.미국 영어의 사회·문화적 배경에 대한 정보가 없어 답답함을 느꼈던 영어 학습자들의 가슴을 이 책이 후련하게 뚫어 주리라고 믿는다.

둘째, 이 책은 미국 유학 또는 여행을 계획하고 있거나 미국에서 생활하려는 사람들에게 구체적인 생활 및 여행 지침서가 될 것이다. 이 책에 실린 구체적인 미국 생활 정보들은 미국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이나 여행중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덜어 줄 것이다.

이 책의 내용 중 일부는 필자가 96년 3월부터 진행을 맡고 있는 EBS TV 어학 프로그램 Survival English 방송 교재에 실렸던 '미국생활, 미국문화' 특집 기사에서 발췌한 것이다.

한 대학생 독자는 방학중 플로리다 주에 여행가서 화상을 입었는데, 우연히 가지고 간 Survival English 교재의 미국에서 구할 수 있는 비상약 관련 기사를 보고 약국에서 필요한 항생제를 구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편지를 보내 오기도 했다. 이런 독자들의 호응에 보답하기 위해, 필자는 이 책 속에 미국인들 특유의 사고 방식은 물론 쇼핑·식사·주거·여행·금융·의료·풍습 등 미국 생활 전반에 걸친 구체적이고 상세한 정보를 실어 놓았다. 아울러 각 상황에서 꼭 알아두어야 할 필수 영어표현들도 첨가해 놓았으므로, 잘 익혀 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에 실린 모든 글과 자료는 93년부터 최근까지 필자가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틈틈이 준비해 온 것들이다. 독자 여러분이 영어를 공부할 때, 그리고 미국에 갈 일이 있을 때 이 책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더 나아가 미국 사회 제도와 시민의식에 대한 이해를 통해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